이륙과 착륙시 비행기 창문덮개를 올려야 하는 이유

비행기가 지상에서 이륙할 때, 그리고 착륙을 준비하면서


승무원은 안내가 시작된다.


"이 비행기는 잠시 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손님 여러분의 안전을 위해 좌석벨트를 매주시고 좌석 등받이와 테이블 그리고 팔걸이는 제자리로 해주십시오.


또한 창문 덮개는 열어주시고 노트북을 포함해 꺼내놓으신 짐들은 머리 위 선반이나 앞 좌석 밑에 놓아주시기 바랍니다."


비행 내내 덮어놨던 창문을 열면 눈을 뜨기 힘들 정도로 눈이 부시다.


좀 더 자고 싶은데 너무 밝아...


난 어둠이 좋단 말이닷!!


내리기 전에 아쉬우니 창밖의 경치라도 감상하라는 의도인가.


내가 비행하는 것도 아닌데 창문 덮개를 도대체 왜 열라고 하는지 알 수가 없다.






비행 중 가장 위험한 순간은 이륙과 착륙을 할 때이다.


BOEING 사에서 1959~2015년까지 항공사고를 조사하여 분석한 결과


전체 사고의 61%가 이착륙 과정에서 발생했음을 발표했다.


특히 착륙 시 발생한 사고가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9%인데


창문은 비행기 사고기 났을 때 비행기의 내외부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다.


승객석에서도 창문을 열어놔야 하는 이유를 살펴보자.

 

1. 외부 환경에 적응

우리 눈은 갑작스러운 밝기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수십 초의 시간이 필요하다.

편안한 휴식을 위해 어둡게 해뒀던 실내조명에 적응한 눈을 외부 환경에 적응시키는 절차이다.

실내 환경이 외부환경과 다를 경우 갑작스러운 외부 환경에 노출되어 암순응 또는 명순응이 되지 않아

2차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2. 비상상황에 신속하고 안전한 대피

항공기가 비정상상황에 처해 비상 탑승구를 개방해야 할 때

만약 항공기 내부 전원이 차단되어 정전된 상황이라면 창문 덮개를 여는 것조차 어려울 수 있다.

이런 비상상황에서 승무원들이 창문 덮개가 올려져 있는 창문을 통해 외부 상황을 신속히 파악하여

안전한 비상구를 개방해 승객들을 대피시킬 수 있는 것이다.



3. 엔진을 포함한 외부점검

항공기의 창문을 통해 엔진과 날개를 비롯한 항공기 외부를 관찰할 수 있다.

엔진에서 불이 나거나 날개의 표면이 탈락하거나 혹은 어떠한 충격으로 날개가 부러질 수도 있는 일이다.

조종석에서는 승객석에서 보이는 외부 상황을 볼 수가 없다.

따라서 화재가 발생하거나 외부 충격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객실승무원을 통해 항공기 외부상황을 파악해 달라 요청한다. 

 

모든 창문이 열려있다면 승객들이 승무원보다 먼저 외부 상황을 볼 수 있다.

이상을 느낀 승객은 분명 승무원에게 상황을 얘기할 것이고 조종사가 파악하기 전에 먼저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2016년 대한항공의 사례를 살펴보면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이륙하여 서울로 출발하려던 항공기의 좌측 엔진에 화재가 발생했는데

창문을 통해 엔진 화재를 발견한 승무원들의 신속한 조치로 

승객들을 모두 화재 반대편인 우측 비상구를 통해 대피시켜

300명이 넘는 승객 전원이 무사히 대피할 수 있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면 의미 없는 절차일지 모르나 이런 절차들이 하나하나 모여 

우리의 안전을 보장해 주는 것이다.

번거롭더라도 이·착륙시에는 꼭 승무원의 안내에 따라 창문 덮개를 열어주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