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금연인데 재떨이는 달려있다. 기내 흡연 가능할까?
- 캡틴닭 비행LOG
- 2021. 9. 22. 18:58
비행기 금연인데 재떨이는 달려있다. 기내 흡연 가능할까?
비행기 금연은 국제선, 국내선에 상관없이 전 세계적인 상식입니다. 하지만 비행기를 타보면 화장실이나 갤리쪽에 아직도 재떨이가 달려있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담배 피우는 건 금지돼 있는데 왜 재떨이가 남아있는 걸까요?
영국의 일간지 '더 선'에서는 에어 캐나다에 근무하는 승무원이 자신의 틱톡에 올린 영상을 보도했습니다. 비행기 LAVATORY(기내 화장실)에 'NO SMOKING(금연)'이라 적혀 있는 표지판과 그 아래에 있는 재떨이를 가리키며 시청자들에게 "왜 재떨이가 여기 있는 알아?"라고 묻는 영상이었습니다. 영상을 본 시청자들은 "구형 비행기에 달려있던 것을 그대로 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많이 내놓았습니다. 기내에서는 금연이고 담배를 피우면 안 된다는 방송까지 하면서 비행기에 재떨이가 그대로 남아있는 건 모순적인 모습입니다. 하지만 재떨이가 달려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재떨이는 금연 경고를 무시하고 흡연의 유혹에 넘어간 승객이 생겼을 경우 사용하라고 달려 있습니다. 1973년 브라질에서 파리로 향하던 바리그820편은 파리 공항에 착륙하기 직전 공중에서 불길에 휩싸였습니다. 이 사고로 승객 11명을 제외한 모든 승객과 승무원이 모두 사망했는데, 한 승객이 기내 화장실에서 몰래 피다 버린 담배꽁초가 원인이었습니다. 화장실에 들어가 몰래 담배를 핀 승객은 꽁초를 버릴 곳이 없어 화장실 쓰레기통에 꽁초를 버렸는데 쓰레기통 안에 있던 쓰레기에 불이 붙고 이 불이 번져 항공기 화재가 발생한 것이었습니다. 이 사건 이후 미 연방항공청(FAA)에서는 기내 흡연 허가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기내 화장실에는 재떨이를 설치할 것을 규정화했습니다.
기내에서 흡연을 하면 안 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비행기 내부에는 수많은 전기 시스템과 연료선이 지나갑니다. 기내와 화물칸에는 승객들이 사용하거나 운송을 위해 실린 배터리를 비롯한 발화 위험물질이 많이 있어 화재가 발생하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내 여압이 상실되거나 창문이 깨지고 문이 열리는 등의 비행상황이 발생하면 기압 차이로 불길의 힘은 더 강해집니다. 이런 안전상의 이유로 기내 흡연은 전 세계적으로 처벌 대상이 되었습니다.
또한 건강상의 이유도 존재합니다. 과거 지금처럼 금연문화가 자리잡지 않았을 적에는 집안은 물론 공공시설이나 대중교통에서의 흡연도 당연하게 이루어지던 시설이 있었습니다. 비행기에서도 물론 흡연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공공시설에서의 금연은 물론이거니와 실내에서의 흡연이 대부분 금지되었고 관련 규제가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습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지금 여러 사람이 밀집되어 이용하는 비행기 기내에서의 흡연은 모두 철저히 금지되었죠. 국내에서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지난 1991년 재계 최초로 '금연 기업'을 선언하였고 모든 사업장에서 흡연을 금지하기 시작했습니다. 주요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도 1995년 세계 최초로 전 노선에서 기내 금연 정책을 펼쳤고, 곧바로 기내 면세점 담배 판매도 중단했습니다. 담배는 선호하는 승객이 많아 판매율이 높은 '효자 상품'이었지만, 그룹의 금연 기조와 발맞추기 위해 이같이 결정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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